농장뒷편 숲속 풍경
농장뒷편 숲속 풍경
2013. 4. 13.
계곡을 타고 농장의 뒷편에 있는 산 속으로 올라가 봅니다.
지금은 뱀에 물릴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숲에 들어가기 아주 좋은 때 입니다.
여기저기 작은 야생화들이 피어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1. 다래순
연한 다래순은 봄철 최고의 나물 중의 하나 입니다.
이웃으로부터 계곡 쪽에서 다래순을 땄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지금까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참에 찾아봅니다.
멀리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곧 다래나무를 발견합니다.
옆에 있는 나무를 타고 아득히 높이 위로만 가지를 뻗어 올리는 다래나무가 몇 그루 보입니다.
두 손에 꽉찬, 꽤 굵은 밑동입니다.
그러나 손이 닿는 높이에는 잔 가지가 하나도 없어 줄기에서는 새싹 잎이 전혀 날 것 같지 않습니다.
다래 순을 어떻게 땄다는 것인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 봅니다.
아하!, 이걸 말하는 구나.
덩굴이 나무에서 떨어져내려 옆으로 눕게된 다래나무가 개울을 가로질러 가지를 뻗어 자라고 있습니다.
키 높이에 지금 막 싹을 내려고 준비하는 작은 가지들이 여럿 보입니다.
앞으로 2-3주 정도만 지나면, 이곳에서는 다래순을 채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옆으로 누워있는 다래나무>
2. 멧돼지의 식흔
여기에서 “식흔”이란 먹이활동을 한 흔적이란 뜻입니다. 등산로 주위에 가끔 이런 안내문이 있기도 합니다.
우리 농장이 있는 마을은 출입로가 하나밖에 없는데다가 우리농장은 마을로부터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농장 쪽으로는 사람들의 출입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뒷산에는 봄, 가을로 두번 사람들이 찾아오는 산소가 하나 있습니다.
계곡을 오르다가 이 산소의 윗쪽까지 올라가게 되었는데, 여기저기 큰 구덩이가 파여있는 게 보입니다.
구덩이의 주변을 살펴보니 바짝 마른 칡순이 보입니다. 아마 멧돼지가 칡뿌리를 캐 먹은 것 같습니다. 산소 주위를 초토화 하듯이 죄다 파 놓았고, 멧돼지들이 떼로 다녔는지 산위로는 길까지 잘 나 있습니다. 멧돼지 똥인듯한 것도 수북히 보입니다.
동네에서 맞은편 산자락에 연한 밭에는 멧돼지나 고라니의 출현이 잦다는 소문을 익히 듣고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이, 우리편 산자락 쪽으로는 아직 피해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 멧돼지의 식흔을 보니, 이 산소 아래로는 잘 내려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웃집 포도밭 형님댁에 무시무시한 도사견과 그레이하운드 도합 세 마리가 떡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지레 겁을 먹고 이 이상 내려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 갔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멧돼지들의 개체수가 더 늘고 영역다툼이 더 심해지면 모험을 감행할 수도 있습니다.
<멧되지의 식흔>
<야생 짐승의 똥>
3. 진달래 꽃
산비탈에는 진달래 꽃이 눈부시게 피어 있습니다.
오후의 낮은 고도에서 비추는 햇빛은 숲으로 스며들어 꽃들에게 역광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멋있는 사진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가 생깁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포토타임과 존입니다.
등뒤로 햇빛을 받은 꽃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립니다.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는 흰꽃 진달래도 한 그루 눈에 띕니다.
서둘러 사진을 찍는데 촛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흰색진달래꽃>
<역광에 노출된 진달래꽃, 마치 나비떼가 날아온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