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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꽃 - 옥매화(玉梅花)

우남55 2014. 3. 3. 00:05

 

어머니의 꽃 -  옥매화(玉梅花)

 

 

 

 

잠깐 세우(細雨)에 녹색신엽

더욱 청청 눈부셔라

적색 단풍에 기대선 옥매화야

호접이 너더러 무어라 속삭이더냐

거양인이 일인 별세하니

노안에 누로(淚露) 적시누나

 

<송철봉 할머니의 시집 "님은 가시고 꽃은 피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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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5일

83세인 송철봉(宋喆鳳·전북 익산시 왕궁면) 할머니가

1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며 쓴 시 등을 모아

시집 "님은 가시고 꽃은 피고"를 펴냈다.

이 시집에는 열여섯에 결혼해 한 남자의 아내와 9남매의 어머니로서 울적할 때나 기쁜 일이 있을 때마다

송할머니가 적어 두었던 시 75편과 수십권의 빛 바랜 일기장 속에 담긴 글 중

100여편이 수록돼 있다.

송할머니는 이 시집에서 열여덟에서 마흔네살까지 13명의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젖가슴을 들여놓을 새 없이’ 살았지만 앞서간 네 아이를 가슴에 묻어야 했던 얘기부터

서른아홉에 버스 화재로 심한 화상을 입었을 때

“어떻게 되든 살아만 있어 달라”고 하던

남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까지 삶의 궤적을 진솔한 언어로 보여주고 있다.

 

송할머니는 “내가 쓴 글이 오래 세상에 남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속내를 다 드러낸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며 “먼저 가신 영감님께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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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매화 (Bush Cherry)

 

 (혜재 서편의 대밭 언저리에 핀 옥매화)

 

나무이름 : 옥매화
분류 :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소교목
원산지 : 중국
분포지역 : 한국·일본·중국 
크기 : 높이 5~10m 정도
꽃피는 시기 : 4월에 잎보다 먼저 핍니다.
알아둘 점 :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매화, 꽃잎이 많은 종류 가운데
흰 꽃이 피는 것을 만첩흰매화, 붉은 꽃이 피는 것을 만첩홍매화라고 합니다.

꽃 말은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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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옥매화는

이른 봄,  사랑 밖 큰 마당 옆, 대밭 언저리 양지바른 곳에

앵두나무와 함께 피어,

온통 백색의 환한 광채를 뿜어내던 꽃이었습니다.

 

그리고,

물색 맑은 

하얀 저고리를 입으신 어머니를 늘 연상케 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키 높이가 작고

혼자서는 눈에 잘 뜨이지 않아

한데 어우러져 피어야만 했던 꽃...

 

꽃말이 "독립"이라는 것도 매우 이채롭게 느껴집니다.

 

나의 어머니는

지금 구순을 넘기셨는데

지금도 거의 매일 당신의 感想을 일기로 남기시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마치 그 옛날 댕기머리 소녀같은

마음을 항상 지니셨습니다.

 

아버님을 마흔 아홉에 여의시고 칠 남매 기르신 당신의 그 인생 여정이 

송철봉 할머니와 너무나 닮은 꼴입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심으셨던 옥매화였기에

옥매화를 보시면서

어머님께서 가지셨을 그 心象이 제 마음에 먼저 다가옵니다.

 

어머님 생전에

어머니의 일기를 모아

우리 남매들이 책을 꼭 내어 드려야겠습니다 

 



(이 글은 나의 naver blog에도 올린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