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호박
K박사님이 호박 모종과 씨앗을 주셨다.
독일에 잠시 나가 사실 때,
터키인이 주인인 식품가게에서 늙은 호박을 사 드셨는데 그 크기가 대단(무게 18kg 상당)했었다고 한다.
토종 호박과 외부 형상은 비슷하고
호박 속은 진한 주황색으로 맛도 엄청 달았다고 하는데...
터키 원산인 호박인지, 독일 원산 호박인지는 그 족보는 정확히 모르지만
이 호박을 그냥 터키 호박이라 명명하기로 했다고 한다.
박사님은 씨를 받아
나중에 한국에 가면 심겠다고 잘 갈무리하셨는데...
귀국하신 후 이삿짐 속에서 이것을 찾아내지 못한 채 5년을 보냈는데 우연히 지난겨울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신다.
혹시 하는 마음에 화분에 심어보았는데 싹을 틔우더라고...
지난 4월 19일, 모종 5포기와 씨앗 한 웅큼을 주셨다.
다른 환경에서 과연 호박이 잘 자랄지, 큰 호박이 잘 달릴지 시험재배를 함께 해 보자신다.
(물론, K 박사님도 자신의 텃밭에 호박을 심으셨다)
집에서 조금 더 키운 후 5월 초 경이 되면 밭에 정식하라는 조언도 해 주셨으나
모종 5포기는 사무실에서 하루를 재우고 다음날(4월 20일) 아침, 약간은 위험스러웠지만 밭가에 미리 만들어 놓았던 자리에 정식하였다.
호박을 심기위해 한 주 전에 믿거름으로 퇴비를 두껍게 넣어준 곳이다.
<정식한 호박 모종>
아직 찬 바람이 불고 워낙 이번 봄 날씨가 변화무쌍한 관계로
퇴비를 담았던 마대를 이용하여 바람막이를 모종 주변에 설치하여 주었다.
- 그런데 함께 받았던 씨앗은 모종 포트(조그만 화분)에 물에 담가 잘 불려 심었으나 한 포기도 발아하지 않고 모두 썩어버렸다 -
<잔인한 4월을 잘 견딘 호박>
참으로 변화무쌍한 금년 4월 날씨를 견뎌 이기고 뿌리를 활착한 호박이다.
<엄청난 기세로 뻗어가는 호박덩굴>
모종에서 한 달 정도 지났는데 뻗어나가는 덩굴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잎 동이가 토종호박보다 매우 굵은 것이 이 호박의 특징이다.
호박 잎 쌈을 먹으려고 본 순의 곁에서 나오는 곁순을 잘라 모았는데 토종 호박잎에서는 없는 별로 유쾌하지 않은 냄새가 난다.
가죽나무 잎 냄새 같은 향이 있다.
뭔가 기분이 찜찜하여 먹기를 포기하고 공들여 모아놓았던 곁순은 모두 버렸다.
<자태를 드러낸 호박 암꽃>
드디어 터키호박이 그 정체를 드러냈다.
암꽃에 달려있는 호박은 앙증맞은 동그란 모양이다.
혹, 알 수 없으니 낙과를 방지하기 위해 수꽃과 인공수정을 시켜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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