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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텃밭 /2012

아침의 꽃과 곤충

우남55 2012. 8. 24. 18:03

비 잠간 갠 아침의 꽃과 곤충

2012. 8. 24.

 

 

이번 주는 다시 장마 모드로 접어들은 듯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아침에 비 내리는 것이 약간 소강상태로 접어든 듯하여 텃밭에 잠간 들렀다.

 

신발은 장화로 갈아신고,

한 손엔 낫을 들고, 

바지의 왼편 주머니에는 똑딱이를 넣고...

 

가을에 여러가지의 들국화 꽃을 싫컷 보리라!

하면서,

야심차게 가꾸고 있는 텃밭의 한켠에 벌써부터 무리진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쑥부쟁이와 벌개미취가 그것이다. 

 

 

 

(왼편은 쑥부쟁이, 오른편은 벌개미취)

 

 

(벌개미취)

 

 

(벌개미취와... 쉿! 여치인 듯?)

 

 

(여치)

 

 

(쑥부쟁이)

 

 

(산국 잎에 앉은 쇠파리)

 

이른 아침부터 짝짓기를 하고 있다 나에게 들켰다.

이놈들은 흡혈파리이다.

두꺼운 바지도 뚫고 피를 빨아 먹는 독종이다.

 

사진은 찍었고...

억울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내 눈에 뜨인 이상 가차없이 사형에 처해 진다.

 

어렸을 때 집에 정말 착한 암소가 한 마리 있었다.

농사철 되어 논을 갈거나 밭을 갈 때,

등에 농기구를 걸치고 힘든 일을 그 선한 눈망울을 가지고 잘도 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가끔 이 암소를 끌고 나가 풀을 띁게 하는 역할이 돌아오곤 했었다.

 

한 낮에는 보통 그늘진 곳, 말뚝에 매어 놓고 소를 쉬게 했는데,

파리들이 엉덩이로, 눈으로 쉬임없이 덤벼들어도 

긴 꼬리로 한 두번  한가로이 휘둘러 휘익 파리를 쫒는 것이 평소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보니 이상하였다.

 꼬리를 이리 저리 정신없이 휘두르는 것 아닌가?

쇠파리, 흡혈파리가 엉덩이께에 붙었는데 막무가내 떨어져 나가지 않는 것이다.

흡혈 빨대를 소의 엉덩이에 꽂고 피가 철철 흐르도록 탐욕스럽게 빨아먹고 있는 것...

 

나는 소에게 다가가서

내 작은 손으로 힘껏 내리쳐 이 놈을 잡았다.

파리의 그 큰 덩치에 두려움에 떨며, 쉼 없이 흘어내리는 빨간 피에 전율하면서... 

   

어른이 된 지금도 이 흡혈파리가 덤비면 소름끼치고 겁이 난다.

내 피를 빨리우는 듯한, 어렸을 때 기억에 의한 '트라우마'가 있다고나 할까...

     

 

 

(오이 잎에서 쉬고 있는 풍뎅이 종류)

 

 

(곤드레 꽃, 일부는 벌써 씨를 받을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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