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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텃밭 /2013

고구마 첫 수확

우남55 2013. 9. 26. 16:38

고구마 첫 수확

2013. 9. 26.

 

 

고구마에 있어 나에겐 참으로 즐거운 기억이 있다.

10여 년 전 쯤, 텃밭농사를 처음으로 시작했던 해였는데, 열, 두어 평 땅에 밤고구마를 심어 무려(?) 40kg짜리 쌀 포대 2개를 가득 채우는 양을 수확하였었다.
문제는 그 이후인데, 작년까지 줄곧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는 작물이 고구마이기도 하다.

실패로 끝나는 이유로는 품종을 밤고구마에서 호박고구마로 바꾸면서 초반에 모종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던 것이 많았었고, 우여곡절 끝에 이 관문을 겨우 통과한 후에도 멧돼지의 침입으로 몽땅 털린 경우가 있었고, 고라니나 토끼가 고구마 잎, 순을 모두 먹어치우는 경우도 있었다.
이른바 고구마를 심은 후, 관리 소홀로 줄곧 실패를 거듭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한해도 빼놓지 않고 고구마를 심은 것은 아내가 고구마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다행히 고구마 모종을 심은 직후에 물을 3-4일 열심히 주었더니 모종의 착근 성공률이 높았고, 또 한, 두 곳 빈곳이 생기면 잘 살아난 포기에서 싹을 나누어 열심히 보식을 해 주었더니 고구마 잎이 무성하여 보기에 심히 좋게 되었다.

 

올 봄의 성공한 감자농사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아내는 고구마 수확에는 유난히 기대를 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아뿔싸!
우연히 고구마 덩굴을 들춰보았더니 여기저기에 큰 구멍들이 뚫려 있는 게 아닌가?
알알이 속이 잘 차고 있는 고구마를 이번에는 들쥐들이 냠냠 파먹고 있는 것...

 

오늘, 고구마 잎줄기라고 건져야 되겠다 싶어, 고구마 한 이랑을 미리 수확한다.
역시, 고구마는 대부분 아직 알이 차지 않았다. 일부 쥐들이 남겨놓은 고구마를 보면 지금 통통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섭섭하지만, 들쥐들의 이빨 자국이 남아있는 반토막 난 고구마를 밭 한켠에 모아 놓았다.
(들쥐! 너희들! 마져 먹던가...)

 

그래도 고구마 잎줄기는 한 박스 수확완료!!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남은 3이랑은 아무래도 10월말까지 캐지 말고 그냥 놔 두어야 할 것 같다.

올해 고구마 농사, 성공이 또 빗겨가고 있다. 
내년에 비닐 멀칭을 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고구마 캔 후>

 

<고구마 캐기 전>

 

<들쥐가 판 구멍들>

 

<알이 덜 찬 고구마>

 

<고구마 잎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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