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운암장 풍경
2010년 7월 21일
점심시간...
얼굴에 썬-크림 짙게 바르고,
챙~넓은 모자를 쓰고,
티셔츠의 깃을 올려 목에 그늘이 지도록 잘 맵시하고 사무실 문을 나선다.
내가 일하는 직장, 울타리 깊은 안쪽에 위치한 텃밭으로 간다.
운동과 더불어 텃밭을 둘러볼 수 있으니 양수겹장이다. 참으로 감사하다.
<텃밭으로 연결되는 산책로>
한 낮 땡볕에
길 바닥으로는 뜨거운 바람이 얼굴로 후-욱 끼쳐 올라오지만,
텃밭으로 연결되는 산책로를 걷다보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진다.
<푸른 하늘과 구름>
길 옆 아까시아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마냥 상쾌하다.
<옥수수와 하늘>
밭가에 이르니,
옥수수 높은 키 너머에도 푸른 하늘과 구름이 황홀하다.
갑자기...
'푸드등'하고 어린 꿩 두어 마리기 급히 날라오른다.
아마 금년 봄, 한 배로 나온 놈들인가 보다.
이곳 밭 주위에는 유난히 꿩들이 많다.
아무도 잡지 않고 천적 또한 없으니 당연할 터이다.
천둥번개가 한번 칠라치면 여기저기서 꿩 놀라 우는 소리가 진동하곤 한다.
<꿩들이 잔치 벌인 곳>
꿩들이 질펀하게 잔치를 벌인 흔적이 보인다.
눈개승마 모종 여럿이 여기저기 뿌리를 드러 내 말라버렸다.
지난 월요일 눈개승마 모종을 심었는데, 바로 그 곳에서 꿩들이 느긋하게 흙 목욕을 하고 있다가 놀라 내뺀 형국이다.
풀을 모두 제거해 주었으니 모래 흙이 적당히 말라 목욕터로 제격이였을 터이다.
주변에 있는 빨갛게 잘 익은 청양고추는 간식으로 쪼아먹었다.
첫 고추 수확으로 오늘 따가려고 어제 점찍어 놓은 것들이다.
이웃 밭으로부터는 '노랗게 잘 익은 참외를 꿩들이 남김없이 찾아 쪼아먹고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고라니의 침입을 막기위해 밭가는 그물망을 둘러 울타리를 모두 쳤었다.
그러나 우리 보덕농군 모두는
육상군은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하늘로부터 내려 침투하는 공군(꿩)은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풀로 주변을 덮어 준 눈개승마>
비록 소극적인 방법이지만,
꿩의 행패와 피해, 재발방지의 방편으로
지난 번 베어 밭가에 여기저기 흩어 놓았던 풀잎들을 다시 모아 눈개승마 주변을 덮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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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로 땀이 주-울 줄 흘러내린다.
점심 밥을 먹으려면, 이젠 서둘러 돌아가야 한다.